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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스크랩] 김연아 또 한 번의 세계신 - 더 뭘 바라세요?


What can you ask more? (더 뭘 바라세요?)


   저 구호는 80년대 말 미국 자동차 시장을 석권한 일본 토요다 자동차 회사의 TV 광고 카피 제목입니다. 당시 토요다 자동차는 정말 우수하기도 했지만 대중을 향한 광고가 좀 겸손하지 않은 것 같아 떨떠름했는데 미국 친구들은 그냥 '맞어 토요다 좋아'로 받아들이더군요.


   그리고 오늘 그랑프리 5차 시리즈 스케이트 아메리카 첫 날 김연아 선수의 쇼트에서만 4번째, 통산 8번째 세계 신기록을 지켜본 후  저 말을 되뇌이고 말았습니다. 미국 관중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76.28..... 세번 째 76점 대 기록. 이번 경기 2위인 미국의 레이첼 플랫의 58.80과는 무려 17.48점 차, 단일 그랑프리 시리즈 사상 1,2위 간의 최대의 점수차라는 분석도 이젠 그저 식상하기만 합니다.


세계인의 심장에 감동을 정조준!


   언제부터인가 저는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점수를 예상하는 일을 그만 두었습니다. 예술품에 점수를 매긴다는 건 그것을 직업으로 하는 심판들이나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지 저같은 팬이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궁금한 분들을 위해 살펴 봅니다. 내일이 되어야 자세한 경기 프로토콜이 공개되겠습니다만 기사에 나온 이야기를 종합하면 쇼트 경기에서 규정된 3개의 점프 가산점은 지난 TEB 때 보다 높아졌다고 합니다. 


  장기이자 명품인 3러츠-3토 컴비네이션(기초점 10.0)의 가산점은 2.0에서 2.2가 되었는데 점프 가산점이 2점을 초과하는 일은 모든 선수를 통틀어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일이랍니다.


  이번 대회 연습에서 빙질 탓인지 가끔 실수를 했던 3플립(기초점 5.5)은 가산점이 TEB의 1.0에서 1.8으로 높아졌네요. 이 점프의 가치는 그러니까 다른 선수들이 시도하는 3러츠-2토 컴비네이션(예: 유카리 나카노)의 기초점과 같은 7.3의 가치를 가진 겁니다. 


   더블악셀(기초점 3,5)의 가산점은 1.6, TEB 때는 1.8이었습니다만...따라서 3개의 점프 만으로 기술점은 기초점 19점에 가산점 5.6, 소계 24.6점이 되어 지난 러시아컵 대회에서 아사다 마오 선수가 쇼트에서 기록한 총 8개 요소의 기술점 합계 24.10보다 높답니다. 3개의 스핀, 스파이럴, 스텝 등 5개의 비점프 요소를 계산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마지막 콤보 스핀이 레벨 3이라는데 (TEB보다 기초점 0.5 낮아짐) 그렇더라도 비점프 요소의 가산점은 총 4.0 점이 되어 TEB 때의 4.1점의 가산점과 비슷합니다. 기술점 총점은 44.0점으로 TEB 때의 43.8보다 약간 높습니다.


  물론 대회 때 마다 심판이 바뀌니까 이 정도는 소위 오차의 범주 안에 넣어야 겠지요. 결과적으로 4주 전이나 지금이나 김연아 선수는 똑같은 정도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아도 되겠습니다. 미국의 전 피겨 선수 제니퍼 커크가 LA 타임즈에서 '혹시 너무 일찍 정점의 컨디션에 오른 건 아닌지?'라고 평했었는데 이젠 뭐라 할까요?


  SBS 중계를 보느라 놓쳤는데 미국 인터넷 중계의 해설은 왕년의 점프 신동이자 1998 나가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타라 리핀스키였는데요 뭐라 했을지 궁금합니다. 얼마 전 타라는 인터뷰에서 해설을 하게 된 것에 흥분하면서도 선수들의 연습을 보니 자신도 다시 빙판에서 그런 점프들을 뛰고 싶다고 했지요. 아직은 젊디 젊은 만 25세이니까요...

 

 조금 전 타라 해설을 보니...한 가지만 소개하면 될 듯 합니다. 경기가 끝나고 관중들이 게속 기립박수를 보내자...

 

"관중들이 앵콜을 원하는 것 같군요"( I think the audience wants a encore.)"

 

ㅎㅎㅎ 경기인지 쇼인지 관중들이 다 몰입되었다는 겁니다.


 

  글을 쓰는 동안 유투브에 미국 해설판 영상이 올라왔군요 뉴욕 교민이 현지에 가셨답니다.



   캐나다의 산드라 베직과 미국의 스캇 해밀턴의 해설인데요 처음 웜업 장면에서 미국 레이첼 플랫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김연아 선수 이야기를 줄창 해 댑니다. 그리고, 정말 짧디 짧은 김연아 선수의 '베리 쇼트' 프로그램이 끝나자 두 사람 모두 그저 허허 웃으며 축하하는군요. 뭐 해설의 여지가 없다는 겁니다. 산드라 베직의 높은 목소리 - 아름다움과(beauty) 우아함(grace), 그리고 기술적 탁월함, 감각(sensuality)을 갖춘 믿을 수 없는 조합(incredible combination)이라는 말이 있고 보통 여러 가지 해설을 잘 붙이는 스캇 해밀턴은 그저 최고 최고 하며 허허 웃기만 합니다. 두 피겨계의 최고수가 훌륭한 후배를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사실 이 영상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김연아 선수는 연기를 끝내고 키크존에 들어와 오서 코치와 포옹을 한 후 'So nerveous(긴장되었어요)'라고 했습니다. 오서 코치는 그런 김연아에게 그저 I know! 하며 안심시키죠.


  다시 영상으로 돌아 오면 슬로우 비디오를 돌리며 산드라와 스캇은 여러 이야기를 하지만 그저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이야기 뿐입니다. 그리고 저 위 사진의 마지막 포즈에 캐스터를 포함, 세 사람이 모두 감탄합니다. 동시에 그 감동의 총을 맞았나봅니다. 


  키크존으로 왔을 때 많은 한국인 그리고 미국인 팬들은 만면에 웃음을 띠우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스캇 해밀턴의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그녀는 키크존에 올 때 마다 새로운 기록을 작성하는 것 같습니다. "


 그리고 그의 느낌은 들어맞습니다. 처음 점수판을 본 김연아 선수는 이젠 고개를 끄덕끄덕합니다. 예상대로군..그러다가 아마도 좀 뒤에 찍힌 "New Season Best"(새 시즌 최고점)이라는 자막을 보았는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오서 코치와 다시 포옹합니다.


 경기 직후의 인터뷰에서 리포터는 "어떻게 경기할 때 마다 신기록이냐? 이보다 잘 할 수 있느냐? 앞으로도 계속 대회 때마다 이렇게 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월드 후 프랑스 대회에서 더 잘 하고 나니까 역시 점수, 점프, 스핀 등 모든 것에 더 잘 하는 것에 부담이 있었지만 이번 대회 잘 한 것 같다고 답하네요. 기대치가 높아지니까요.


 다음 질문은 오늘 밤 기립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관중들과 태극기의 물결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한국 팬들은 항상 저를 응원하고 이렇게 원정도 오며 저에게 기운을 줍니다. 오늘은 미국 팬들과 관중들도 다 나이스해서 오늘 연기를 즐겼다 라고 답합니다.


 다음 질문은 이렇게 다른 선수들과 큰 격차를 두고 나면 내일 있을 프리 경기의 동기 부여나 준비를 어찌할 거냐 라고 묻네요.  연아 선수의 답은요?


 가끔은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을 생각하지만 저는 항상 제 프로그램에 집중하니까요....


 역시..김연아


 대회에 출전할 때 마다 1cm 씩 그 기록을 경신해 가던 장대 높이뛰기의 전설 이신바예바 선수처럼 이제 김연아 선수의 경기는 신기록 달성 여부 외는 해외 해설자도 다른 관심이 없는가 봅니다.


 뭘 더 바라세요? 우린 그저 즐기면 됩니다.   


 아름다운 일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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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맑은아찌수다방
글쓴이 : 해맑은아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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